금호타이어가 일본 기업이었다면…

입력 2017-06-25 19:17  

현장에서

일본 정부·은행, 도시바 팔면서 기술보호·기업국적 중시했지만
한국은 "중국에 매각만이 최선"

금호는 국내 유일 방산타이어 업체…더블스타 역량·자본력 검증해야



[ 박재원 기자 ] “금호타이어가 일본 기업이었다면 매각 작업이 지금처럼 진행되고 있을까요?”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이 일본 도시바메모리 사업부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한 관계자에게 받은 질문이다. 금호가 중국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극구 반대하는 상황인 만큼 그가 원하는 해답은 뻔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일본 정부와 은행들이 도시바를 다룬 방식과 행태를 떠올려보면 과연 산업은행의 금호타이어 처리 방식이 온당한 것인가에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일본은 한국이나 중국 등 아시아 기업에 도시바메모리를 매각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노골적으로 밝혀왔다. 자국의 첨단설비와 기술을 경쟁국에 넘길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처럼 인수합병(M&A)시장에서 인수기업의 국적을 중시하는 관점에서 살펴보면 금호타이어 매각 구도는 현재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그림과는 완전히 다르게 다가온다. 산업은행은 최근 금호 상표권 사용 문제로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마찰이 거듭되자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금호타이어가 국가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으로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진행 중인 매각 절차를 신속히 종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루라도 빨리 더블스타로 팔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가만히 따지고 보면 기술 유출 가능성이나 인수 후보자의 재무건전성 등 그동안 더블스타를 대상으로 일각에서 제기한 의혹은 어느 하나 속 시원하게 해결된 게 없다. 매출 비중은 작지만 금호타이어는 국내 유일 방산 타이어 제작업체기도 하다. 전투기, T-50 훈련기, 군용트럭 등에 장착되는 타이어를 생산하고 있다. 산은 측은 정부가 금호타이어 해외 매각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방산부문을 분리 매각하겠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방산 타이어와 일반 타이어를 같은 라인에서 생산하고 있어 현실성이 떨어지는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회사 매각 시 그동안 금호타이어가 보유해온 874개 특허가 고스란히 중국 타이어 업체에 넘어간다는 사실도 외면하고 있는 듯하다. 어떻게든 자국 기술을 보호하려는 일본과는 크게 다르다.

더블스타 역시 반중 정서를 탓하기만 할 뿐 SK처럼 상대국 정서를 달래고 극복하기 위한 성의와 배려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자산·매출 규모가 금호타이어의 5분의 1 수준인 더블스타가 과연 금호타이어를 제대로 키울 수 있느냐에 대한 우려에도 묵묵부답이다. 더욱이 더블스타는 인수대금 9550억원 중 나머지 부족한 7200억여원을 중국 금융권에서 대출받겠다고 밝혔다. 연간 이자만 수백억원에 달한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에게 금호타이어를 넘겨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그러나 국적기업으로서의 전략적 가치와 함께 지역사회에 많은 일자리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을 매각하면서 일본만큼 정교하고 치밀하지 않다는 비판을 듣는 것은 문제가 있다. 산업은행은 혹여 금호 측과 감정싸움에 골몰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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